“한 골만 더 넣으면 승리하는 경기의 마지막 공격 때 그 슛을 날릴 선수를 선택하라면 누구에게 맡기겠는가?”
농구팬이라면 선수들이 어떤 답변을 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월드 챔피언 LA 레이커스의 전설적 슈팅 가드인 코비 브라이언트! 그렇다, 76%의 선수들이 망설임 없이 코비를 선택했다. 코비에 한참 못 미치는 공동 2위는 덴버의 챈시 빌업스와 보스턴의 폴 피어스, 클리블랜드의 르브론 제임스가 차지했다. 그들의 득표율은 겨우 3%였다.
코비는 수년간 손에 땀을 쥐는 막상막하의 경기에서 많은 위닝샷(winning-shot)을 성공시켜 왔다. 이는 코비의 NBA 동료들과 팬들의 마음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코비가 최고의 해결사로 압도적 선택을 받은 것은 합리적이고 당연한 결과였다. 공동 2위를 차지한 다른 3명의 선수보다 무려 25배나 더 많은 득표율을 보인 건 놀랄 만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코비는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_ ‘우리는 생각 없이 결정한다’ 중에서
호텔 방을 예약하거나 항공권을 사는 것조차도 게임이 되어버렸다. 온라인 여행사 프라이스라인(Priceline)은 영리하게도 일찌감치 이 사실을 파악했다. 우리는 프라이스라인에 가서 가장 적합한 가격을 얻기 위해 경매에 참여한다. 우리가 이겼는지의 여부는 프라이스라인이 알려준다. 심지어 느낌표까지 달아 우리의 승리를 공표한다.
일만 하고 놀지는 않는다고? 그런 사람이 존재하긴 하는가? 우리는 하루 종일 논다. 최고의 비즈니스맨들은 휴대폰에서 투자회사에 이르는 모든 면에서 우리의 욕망의 깊이를 인식하고 그에 부응하는 프로들이다.
_ ‘우리는 하루 종일 논다’ 중에서
2008년 코스트코는 웹사이트를 통해 독특한 카나리아빛 다이아몬드 반지를 팔기 시작했다. 10.61캐럿의 이 보석은 공인 감정가가 26만 4,765달러였다. 그런데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는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에게나 빌려줄 법한 이 반지가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코스트코가 이 반지를 18만 달러에 판매했기 때문이다. 무려 8만 4,000달러가 할인된 것이다! 이 엄청난 세일은 너무나 커다란 놀라움을 선사했기 때문에 농담으로까지 느껴졌다. 코스트코의 이 반지는 명품백화점 니먼마커스(Neiman-Marcus)가 매년 발행하는 크리스마스 상품 카탈로그의 표지를 장식한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니먼마커스의 카탈로그는 해마다 남성용·여성용 미이라 상자나 열기구 등의 놀라운 선물들을 표지에 싣는다.
이런 놀라움은 사람들의 발길을 코스트코로 향하게 만들었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니먼마커스의 카탈로그를 서둘러 펼쳐보게 했다. 영원히 아이로 남아 있는 우리는 놀라움을 사랑한다.
_‘우리는 놀라움을 갈망한다’ 중에서
제이 피터만의 스토리들이 가진 문제는 그것들이 꾸며낸 이야기들이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제품 속에 담긴 실제 이야기, 최소한 우리가 실제 이야기라고 믿는 스토리들을 산다.
예를 들어 하겐다즈가 스칸디나비아를 거쳐 온 것이 아니라 사실은 뉴저지 주 브롱크스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설립자가 스캔디나비아 산인 것처럼 만들기 위해 그런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야기는 단순한 환상으로 전락하고 우리는 흥미를 잃게 되고 나아가 신뢰까지 잃게 될지도 모른다. 제이 피터만은 흥미로운 스토리들을 만들었지만 우리는 흥미로운 스토리는 사지 않는다. 우리는 오늘날 최고의 비즈니스맨들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실화(實話)’를 사는 것이다.
_‘우리는 진짜 이야기를 원한다’ 중에서
캘리포니아 주 어빈에 있는 어빈 스펙트럼 몰에 들어서면 이상한 매장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매장의 이름이다. 이름이 없다! 그 대신 매장 앞에는 3개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6.0, 헐리(Hurley), 그리고 컨버스(Converse). 이 이름 없는 매장에 들어서면 스노보드와 스케이트보드 관련 상품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결국에는 ‘도대체 어느 회사 매장이야?’라고 묻게 된다. 답은 ‘나이키’다. 나이키가 6.0 제품을 만들고 2002년에 헐리를 인수했으며 그로부터 1년 후 컨버스를 인수했다. 그렇다면 왜 매장에는 나이키라는 이름이 걸려 있지 않는 것일까?
답은 바로 나이키가 ‘골리앗’이기 때문이다.
_‘우리는 루저를 사랑한다’ 중에서
해리 벡위드 지음 | 이민주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02월 24일 출간